얼마전에 인제 열목어 축제를 찾았다가 날씨의 영향으로 헛걸음질을 치고나서,

꿈에서 나타나는 얼음낚시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산천어 축제를 가서 손맛을 보고 오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고 싶은대로 멋대로 살 수 있는 무직자 신세가 좋을때는 바로 이럴때...ㅎㅎㅎ

24일 저녁에 대충 짐을 싸두었다가 25일 아침 동서울터미널에서 화천행 6시20분 버스를 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서울행 버스의 출발 시간표를 확인하고 터미널을 나섰습니다.

화천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산천어 축제 행사 안내도를 보고 축제 행사장으로 가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그만 엉뚱한 다리를 건너버리는 불상사가 발생...

얼음낚시 개장시간인 9시 이전에 들어가려던 계획이 어긋나 버렸습니다.



엉뚱하게 건넜던 다리를 돌아오면서 찍었던 사진입니다. 이때 생각난 단어는 딱 하나, "줌렌즈"...



평일이고 9시에서 겨우 10분 ~ 20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습니다.

앞쪽에 얼음이 없는 곳은 "루어낚시 체험장"이고 뒤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얼음낚시 체험장"입니다.



루어낚시로 손맛을 보고 계신 아저씨가 잡힌 고기에 신경이 가있을때 살짝 한 컷...



얼음낚시 현장접수를 위해서 얼음낚시터를 지나가던 중, 얼음낚시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찍었습니다.

'평일임에도 사람이 참 많구나'하고 생각하며 찍은 사진인데, 개장 첫 주말에 20만명이 몰렸었다고 하니 이정도는 양반이군요.



얼음낚시 현장접수를 위해서 강을 가로질러 나 있는 다리를 건너기 전에 또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이 춥다고 느끼지 못해서 카메라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얼음낚시 현장접수 비용은 원래 12,000원으로 알고 왔는데 평일은 할인을 적용하여 10,000원입니다.

거기다가 행사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짜리 상품권을 주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5,000원이 드는 셈입니다.

지역 특산물 상품권을 나누어주는 방식은 타지역 축제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인데

지역 특산물의 홍보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지자체의 참신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이틀 낚시를 하고 모인 상품권을 이용하여 화천에서 유명하다는 "토마토 감자떡"을 구입하여 집에 선물하였습니다.


아무튼 접수를 무사히(?) 마치고 얼음낚시를 시작하기 위해서 얼음 구멍을 하나 선택하여 가방과 견지대를 던져놓고

또 사진을 한방 꽉 찍고 얼음 구멍을 살짝 덮고 있던 얼음을 깨고 얼음 낚시를 시작하였습니다.



얼음구멍에 머리를 갖다대고 한참 기다리고 있으니 지나가는 산천어들은 보이는데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게

아무래도 제가 얼음낚시 초보인 것을 다들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산천어를 중간 중간에 한번씩 푸는 지, 한번 올라올때, 동시에 올라오고 조용할 때는 주변도 동시에 조용했습니다.

두꺼운 얼음판 위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추위와 싸우면서 기다려온 결과, 주변 사람들이 산천어를 낚아 올릴 때,

저도 같이 눈먼 산천어 한마리를 낚아 올릴 수 있었습니다.

낚시에서 고기를 잡으면 제가 꼭 찍고 싶었던 사진은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혼자 간것이고 주변에는 다들 고기 낚기에 바쁜 강태공들 뿐이어서 그냥 이렇게 찍고 만족하였습니다.



얼음판위에만 있으니 너무 추워서 쉼터에 가서 몸도 좀 녹이고 따뜻한 커피도 마셨습니다.

놀라운 것은 쉼터 옆에 수유실이 있었다는 것...(손이 반마비 상태여서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만...)

화천 산천어 축제가 8회째를 맞이하는 만큼 다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방문자들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과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하고 노력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몸도 좀 녹인 김에 근처에 있던 눈 조각들도 찍어 보았습니다.







산천어 축제 행사장은 무지무지 넓었습니다.

행사장을 찾은 본래의 목적이 얼음낚시 였기 때문에 사진 찍기를 멈추고 얼음낚시 체험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숙소로 돌아갈 때까지 몸은 동태 상태가 되어서 사진 찍기는 포기하였습니다.


저녁 6시가 될때까지 딸랑 1마리만을 잡은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지만

매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잊을 수 없을만큼 재미있는 얼음낚시의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Posted by Hui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