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찌감치 체크인하고 인터넷하고 놀다가 쉬는 바람에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어제 연락이 된 KS형 일행이랑 만나서 방콕 구경을 하기로 한 날이다.

KS형은 나이쏘이라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국수 집에서 아침을 먹고 오겠단다.

한국인이 가면 딱 알아보고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국수를 내어 온다는 집인데

난 그닥 내키지 않아서 방에서 뒹굴다가 약속에 맞춰서 나갔다.

KS형 일행과 만나서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방콕 여행의 필수 코스중 하나인 왕궁을 가기로 했다.

카오산 거리에서 왕궁까지는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걸어서 가기로 했다.

사전에 태사랑 게시판에서 미리 확인한 바로는 왕궁까지 가는 길에는 사기 꾼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유형 1)
꾼님 : (친한척 다가와서는...)어 어디서 왔니???
관광객 :  어 나 대한민국에서 왔어...
꾼님 : 아 대한민국, 월드컵. 쏼라쏼라. 근데 어디가니?
관광객 :  어 나 왕궁가는데.
꾼님 : 오늘 왕궁은 휴일이라서 못들어가. 대신 내가 더 볼만한거 소개 시켜줄께.


이런식으로 휴일도 아닌 날에 휴일이라고 하면서 자기가 관광지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면서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와

유형 2)
꾼님 :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가...또 친한척 밑밥 뿌리기...)쏼라쏼라.
         (관광객에게 모이를 건네주며...) 너도 모이 한번 줘바바.
관광객 : 어 그래도 돼???
꾼님 : (관광객이 모이 주는걸 기다렸다가...)야 모이값 내놔...


"비둘기 아줌마"라고 불리는 두번째 같은 경우가 제일 유명한데, 미리 알고 갔었던 나와 다른 사람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왔는데

이 내용을 모르고 있었던 KS형이 "비둘기 아줌마"에게 넘어간 것이었다.

말리려고 할때는 이미 비둘기에게 모이를 뿌려준 상태라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200바트 요구하는걸 40바트만 낸뒤, 뿌리치고 왔다고 하는데

모르는 줄 알았다면 미리 알려줄 수 있었을텐데 분해하는 형을 보니 많이 미안했다.

우여곡절 끝에 왕궁입구에 도착하였다.

왕궁 입장시에는 복장 검사가 있는데 반바지, 슬리퍼, 미니스커트, 민소매 등의 복장으로는 입장할 수가 없다.

나도 반바지 차림이었기 때문에 왕궁입구에서 100바트의 디파짓을 내고 긴바지를 빌려 입었다.


<< 출처 : http://mhzcom.cafe24.com/ >>


복장 검사를 통과해서 매표소 쪽으로 향하다 보면 입구에 넓은 정원이 있다.


<< 왕궁 입구의 정원 >>



<< 왕궁의 매표소 부근 : 우측에 매표소 있음 >>


왕궁의 입장료는 태국 물가를 봤을때, 매우 ㅎㄷㄷ한 350바트였으며 7일이내에 위만맥 궁전를 둘러볼 수 있는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

사실 왕궁은 크게 흥미를 느껴서 방문했다기 보다는 방콕에 오는 관광객들이 꼭 가보는 곳이라는 말에 찾게되었는데

방문한 날의 햇볓이 매우 따가웠고 주변이 온통 금붙이 천지여서 그런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그런 상태에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왕궁 내부를 돌아다니다 보니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대한 감동은 클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날따라 왜 그리도 태국 학생들이 많이 와있는지???(목적은 백일장 같은 거...)

우리 일행은 한국인 가이드가 있는 팀을 따라 다니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 화려한 금빛 타일 : 아마도 전부 금덩어리(?) >>






















아 이날 왕궁에서의 사진이 제 사진 실력과 이날 몸 상태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뭐 핑계는 이정도로 충분하겠죠???)

보통 왕궁을 보면, 왓포나 왓아룬(새벽 사원)을 이어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이행은 시내로 이동해야 하므로

가장 가까운 "르아두언"의 선착장 "타창"으로 이동했다.

타창에서 앞에 붙은 Tha가 선착장을 의미한다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 타창 선착장 >>


이것은 수상버스는 아니고 수상택시 같은 보트인데, 삐끼들이 계속 사람들을 데려와서 태운다.

나중에 "방야이"행 수상보트를 최고 좌측에 있는 반쯤 잘려보이는 보트가 있는 곳에서 타게된다.





여기서부터는 사상보트를 타고 지나가면서 찰칵찰칵...







<< 왓아룬 : 새벽 사원 >>

우리나라의 10원짜리에 다보탑이 새겨져 있는 것처럼 태국의 10바트에는 왓아룬이 새겨져 있다.

멀리서 보아도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아마 미리 알고 갔었으면 왕궁에서 바로 왓아룬으로 갔을 것 같다.


<< 해군 기지 >>



<< 강가에 위치한 중국풍 건물 >>




짜오프라야강 주변에는 고층 빌딩들이 매우 많은데 이들중 상당수가 호텔 건물이다.

유명 호텔에서는 아래와 같이 호텔 전용 보트를 두어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대려다 주기도 한다.




타창 선착장에서 싸판탁신 선착장으로 이동하여 근처에 있는 싸판탁신역에서 BTS를 탔다.

BTS는 지상철이라고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격은 구간별로 다르지만 생각보단 비쌌다.





우리가 BTS를 탄 것은 방콕에서도 가장 번화가에 해당하는 씨암역으로 가기 위해서 였다.

씨암역 근처에는 씨암스퀘어, 씨암파라곤, 씨암센터 등등 쇼핑 센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역시나 이번에도 나는 정보가 없이 따라 갔기 때문에 형들을 따라 씨암 파라곤으로 들어갔다.

씨암 파라곤에서 대충 의류 매장들을 둘러보고는 푸드코트로 내려와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푸드코트에서는 주문의 어려움 때문에 모형이 있는 집 앞에 가서 손가락을 가르키는 것으로 겨우 주문을 할 수 있었다.


<< 내가 시킨 카레 볶음밥 >>



<< KS 형이 시킨 새우 볶음밥 >>


씨암 파라곤 푸드코트의 계산 방법은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좀 달라서 특이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로 카운터가 있어서 그곳에서 먹고 싶은 메뉴를 계산하고 그 영수증을 들고가서 주문을 하는 반면

이곳에서는 메뉴를 선택하기 전에 카운터에 일정 금액을 내고 그만큼 충전한 카드를 받아, 가게에 가서 주문을 하거나

아예 입장시에 전용 결재 카드를 받아서 주문을 한 후에 식사를 하고, 나가면서 체크된 금액만큼을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처음 해보는 것은 항상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색다르고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형들과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음료를 사서 마신 후에 지상으로 올라가니 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시내 구경을 마친뒤 택시를 타고 숙소가 있는 카오산 거리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택시에서 내일은 무엇을 할까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깐자나부리 일일투어를 가보기로 하였다.

그래서 유명한 한인업소인 "동대문"에 가서 깐자나부리 일일투어를 한사람에 700바트(대략 21,000원)를 주고 신청하였다.

KS형이 들린 김에(이날 이후 매일 놀러가서 죽치고 놀았음) 동대문의 베스트 메뉴인 김치말이 국수를 먹어보자고 해서

각자 한그릇씩 시켜서 먹어보았는데, 먹기 전까지는 한국 음식이 그립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기 때문에

태국에 왔으면 차라리 태국음식을 하나 더 먹어보자고 했는데, 막상 음식이 나와서 먹어보니

매우 시원하면서도 칼칼하여 하루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주는 것이 역시 나도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인가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나니 평소보다 훨씬더 많이 걸어서 그런지 피곤이 일찍 밀려와서 한잔 한다는 형들을 뒤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씻고 챙겨온 가이드북을 폈다.

오늘 왕궁 관람을 하면서 관광지에 대한 사전 조사와 학습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내일 깐자나부리에 가기 전에 적어도 들고온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이라도 한번 훑어보고 가려고 한다.

아니, 사실은 외지에서 빨리 잠들기 위해 수면제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Posted by Huik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