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KS형과 KJ누나와 함께 시내 구경을 하기로 한 날이다.

KJ누나가 오늘 밤 비행기로 베트남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쇼핑 겸, 근사한 식사를 같이 하기로 한 것이다.

항상 약속 시간보다 늦게 나와서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KS형까지 다 모이고 나서

항상 아침을 먹는 한인업소 앞 노점에 앉아 쌀국수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아침 식사를 하다보니 어제 아유타야 일일투어에서 만난 NY양이 과일을 사서 지나가길래 인사를 하고

내일 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있는 곳에 간다고 하길래 연락처를 받아 두고 연락을 하기로 했다.

식사를 여유있게 끝내고 나서 길거리에서 파는 태국식 냉커피를 한잔씩 사서 손에 들고 택시를 타러 갔다.

시내에서 좀 해메다가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센트럴 월드 플라자 1층에 있는 나라야(naraya) 매장.

나라야는 한때 한국에서도 많이 유행했던 브랜드인데 이름만 듣고 일본 브랜드인지 알았으나 태국 브랜드...

큰 리본이 달린 가방 디자인으로 유명하다는데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가격이 착했다.

KJ누나 덕분에 따라 갔다가 고민중이던 여행 선물을 대대수 해결할 수 있었다.

어머니 가방, 누나 가방, 그리고 곧 출산 예정이신 팀장님 사모님께 드릴 귀저기 가방 이렇게 세개를 샀다.

가방 세개를 사고도 800바트(대략 32000원)도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매장안에서 잠시 스콜을 피했다가 근처 푸드코트(아마 디스커버리 센터)에서 점심을 먹고 차이나타운을 가보기로 했다.

도로에는 차가 매우 많았지만 세명이기에 나누어 내면 그리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또 마땅히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택시를 타고 "차이나타운"을 외쳤다.

태국에 여행을 가기 전부터 택시 기사들이 외국인들에게 사기를 많이 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에

택시를 탈때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했고 미터 택시를 이용하려고 했다.

이번에 탄 택시의 기사는 우리가 택시를 탄 순간부터 우리의 정신이 바짝 들도록 만들었다.

우선 기사의 외모가 태국인이 아닌 이슬람 문화권의 사람으로 보였고 수염이 덥수룩한 상태였다.

탑승 후, 미터를 키자고 하니 미터기는 켰으나 이슬람어라고 추측이 되는 말("야왈랏")과

"트래픽 잼"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바람에 불행히도 우리는 사기 아니면 납치(?)일지 모른다고 판단을 하고 내려 달라고 했다.

이후에 들은 말들과 당시의 상황을 종합해 볼때, 우리가 잘 못 이해한 기사와의 대화는 아래와 같다.

기사 : 어디가?
우리 : 응, 차이나타운. 미터 키고가.
기사 : 그래, !@#$% 야왈랏 @#$%^ => 차이나타운이 있는 야왈랏 거리에 가는구나.
기사 : 근데 트래픽 잼 때문에 미터 요금보다 돈 더 줘야돼. 근데 가는 길에 많이 막힐 거야.
우리 : -_-;


결국 외모에 대한 편견과 어수룩한 영어 실력 때문에 순진한(할지도 모르는) 택시기사를 의심하고 택시에서 내리고보니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은 멀었는데 갈 곳이 없어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짐톰슨 하우스"에 가기로 했다.






짐톰슨은 태국 사람은 아니고 서양 사람인데 2차대전때 태국에 들어왔다가 여차저차하여

태국 제일의 실크 브랜드인 "짐 톰슨"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짐톰슨 하우스는 짐톰슨의 생가를 박물관으로 꾸며놓은 곳이다.

입장료는 100바튼가 했던거 같은데 들어가면 다양한 언어로 안내를 해주는데 한국어 안내는 없었다.

우리는 수많은 서양인들 틈에서 영어 안내를 받으며 박물관 내부를 구경했다.

안내 내용은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뻔한 이야기였고(사실 알아듣기 힘들었고-_-;)

실크는 물론이거니와 패션에조차 관심이 없었던 나에게는 살짝 지루한 구경이었다.

내부를 한번 둘러보고 벤치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휴식을 취했다.

꽤 오랜 시간을 앉아서 사진도 찍고 놀았건만 잘나온 사진이 없다.-_-;








짐톰슨 하우스에서 죽때리며 놀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되어서 택시를 타고 바이욕 스카이 호텔로 이동하였다.

태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자랑하는 이 호텔은 고급스러운 뷔페로도 유명하지만

식사 후 84층 회전 전망대에서 방콕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호텔은 프론트가 17층에 있어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엘레베이터를 타려고 대기하던 중, 신기한 문구를 발견...

"두리안 반입 금지"

그 문구를 보고 두리안을 꼭 먹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결국은 먹어보지 못했다.

17층에서 바우쳐를 구입해서 뷔페가 있는 82층으로 올라갔다.

기대했던 랍스터나 킹크랩은 볼 수 없었으나 듣던대로 많은 굉장히 많은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루 종일 다니느라 배가 고팠었는지 음식을 찍은 사진은 하나도 없고

처음에 분위기 있게 찍는다고 찍어본 사진과 방콕의 경치를 찍은 사진이 전부다.




식사를 하다보니 밖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어서 더 어두워지기 전에 방콕 경관을 한번 찍어두자 해서 찍은 사진.

숨이 콱 막힐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하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84층으로 올라가서 방콕의 야경을 감상하였다.

많이 어두워졌음에도 차는 많아서 도로는 불빛으로 가득했다.








84층 전망대는 자동으로 360도 회전을 하게 되어있었는데 대충 아래 사전처럼 생겼다.

얼굴 주인의 허락을 구하지 않은 사진이라 얼굴은 모자이크... ㅎㅎㅎ

손에 잔뜩 들고 있는 것이 오전에 나라야에 가서 구입한 가방들이다.




전망대에 오래 서있으려니 춥고 허리, 다리가 아파서 금방 내려와서 숙소가 있는 카오산 거리로 향했다.

호텔에서 나와서 아쉬운 마음에 호텔 건물을 한번 찰칵...




카오산 거리에 도착해서 각자 숙소에서 씻고 다시 만나기로 했다.

KS형과 KJ누나는 마사지를 받고 나는 한숨 잔 다음에 다시 만나 카오산 거리의 분위기를 즐겼다.

다음날 아침에 KJ누나가 베트남으로 떠나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싱하 맥주를 사다가

누나네 숙소 앞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소를 나누었다.
Posted by Huikyun